신경숙의 소설이 대부분 그렇듯이 이 소설 역시 그의 서정성 짙은 문체와 삶의 본질을 파고드는 생명력으로
소설을 읽고 난 후의 여운이 오래 남는 편이다.
사람은 있을 때는 잘 모르지만 없으면 그 자리가 도드라져 보이게 마련이다.
엄마란 존재 역시 마찬가지이다.
아니 다른 그 무엇 보다도 자리가 커 보이는 게 엄마의 빈 자리가 아닐런지...
이 책에서 엄마를 잃어버린 가족들은 엄마이자 아내를 잃어버린 후에야 그의 존재가 얼마나 대단하고
고마웠던가를 실감하게 되고 왜 여직 그걸 깨닫지 못했었나 하는 마음에 안타까워하고 후회하며
찾기를 계속해 나간다.
엄마가 곁에 있는 동안에는 사뭇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던 모든 것들이 그 존재의 사라짐에서야 깨닫게 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아직도 우리에겐 시간이 많이 남아 있음을 일깨워 주기 위해
이 책을 썼노라고 작가 신경숙은 말하고 있다.
가족 누구도 모르고 있었던 엄마의 삶의 한 부분!
지치고 힘들 때 가족이 아닌 사람으로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위로가 되었던 남자인 이은규와의 우연한 만남과
그 만남을 통해 이루어진, 사랑이라고 할 수도 아니라고 할 수도 없는 그런 인연의 끈을 통해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였던 존재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엄마만의 삶이 있었다는 부분에서 왠지 모를
아련한 슬픔이 배어난다.
이 책을 읽으면서는 나 자신 또한 엄마생각이 많이 났다.
대부분의 어머니가 그렇듯 우리 어머니도 여섯 남매를 키우면서 고생을 참 많이 하셨다.
특히 나는 막내이다 보니까 다른 형제들 보다 더 어리광도 많이 피우고 속도 썩이고 했을 테고...
내 나이 마흔이 다 되도록 나는 아직 엄마를 어머니라고 부르지 않는다.
왠지 엄마를 어머니라고 부르면 엄마라는 존재가 내게서 더 멀어지는 것 같아서 그게 싫고
엄마는 언제나 내게 엄마로 남아 있어야 할 거 같은 생각에 아직도 엄마라고 부른다.
아직도 철이 안 든 것인가?
외딴방을 통해 신경숙 작가와 첫 교감을 이루었다면 깊은슬픔, 기차는 7시에 떠나네와 이 책 엄마를 부탁해로
그 교감이 더욱 깊어졌다고 할 수 있다.
정말 우리 문학에 있어 신경숙 같은 작가는 특별한 존재이다.
그의 책은 한 달에 한 권 정도씩은 꾸준히 볼 참이다.
언제나 그리운 이름...
그냥 불러만 봐도 눈물이 나는 이름...
그런데 언젠가 부터 저에게 조그만 변화가 생겼습니다.
몇해전 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아버지란 이름에 가슴시린, 연민의 맘이
해가 갈수록 조금씩 더 커져만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