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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4]유유자적 *.232.239.9
낚시에는 구조오작위(九釣五作尉)의 등급이 있다.

조졸(釣卒), 조사(釣肆), 조마(釣痲), 조상(釣孀), 조포(釣怖), 조차(釣且), 조궁(釣窮)을 거쳐
남작(藍作),자작(慈作),백작(百作),후작(厚作), 공작(空作), 그리고 조성(釣聖)과 조선(釣仙)에
이르는 것이 이른바 구조오작위이다.

즉, 조졸, 조사, 조마, 조상, 조포, 조차, 조궁, 조성, 조선이 구조(九釣)이고,
남작,자작,백작,후작, 공작이 오작위(五作尉)에 속하는 것이다.

九釣五作慰 (낚시14단계)

01. 조졸(釣卒)
초보자를 일컫는 말로서 한 마디로 마음가짐이나 행동거지가 아직 치졸함을 벗어나지 못한 단계다.
기술적인 면에서도 빵점이다.
낚싯대를 들고 고기만 잡으면 무조건 낚시꾼인줄 아는 것도 바로 이 부류에 속한다.
고기를 잡을 수만 있다면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되건말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한 마리도 잡히지 않으면 신경질이 나서 낚시질을 때려치우고 술부터 찾는다.
그리고 취하면 그제서야 분이 풀려서 고성방가를 시작한다.

이 단계에서 가장 낚싯줄이 많이 엉키거나 바늘이 옷에 걸리거나 초리대 끝이 망가져 버리는 수가 많은데,
마음가짐에 따라 낚싯대나 낚싯줄이 움직이게 되는 것이지 동작 여하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직 모르기 때문이다.
마음이 흐트러지면 반드시 낚싯대나 낚싯줄도 제멋대로 움직이기 마련이다.
그러나 몇 번 낚시질을 다니고, 그러다가 재미가 붙기 시작해서 몇번 좋은 수확을 거두거나 대어라도 두어 마리 낚게 되면 사람이 차츰 달라지기 시작한다.
장비도 제대로 갖추게 되고, 기술적인 면에 대해서도 제법 신경을 쓰게 될 뿐만 아니라 공연히 목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을 대단히 고상하고 낭만적인 존재로 착각하기 시작한다.

02. 조사(釣肆)
조사(釣士) 아닌 방자할 사(肆)자가 붙는 단계.
낚시에 대해서라면 모르는 것이 없다는 듯 어디서든 낚시얘기만 나오면 열을 올리기 시작한다.
'입질이 온다'라고 말해도 될 것을 반드시 '어신이 온다'라고 말하고,
'고기가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라고 말해도 될 것을 반드시 '조황이 별로 좋지 않다'라고 말하는 단계도 바로 이 단계이며,
능수능란하게 거짓말을 하기 시작하는 것도 바로 이 단계이다.
하지만 옆에 앉은 사람이 자기가 잡은 것보다 큰 놈을 올리거나 수확이 잦을 경우는 대번에 의기소침해져 버리는 것도 바로 이 단계다.

03. 조마(釣麻)
눈을 떠도 눈을 감아도 어디서든 찌가 보여서 일이 제대로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라도 낚시질을 가지 않으면 몸살이 날 지경이다.
토요일이나 일요일이나 연휴 때에 친구가 결혼을 하면 정강이라도 한 대 걷어차 버리고 싶을 정도다.
물론 적당한 구실을 붙여 되도록 식장에 참석하지 않고 낚시질을 간다. 더러는 결근도 불사한다.

04. 조상(釣孀)
과부상(孀). 드디어 아내는 주말과부=필수, 주중과부=선택이 된다.
직장생활이 제대로 될리 만무, 집에 쌀이 있는지, 자식이 대학에 붙었는지, 아내가 이혼소송을 했는지 어쨌는지….

05. 조포(釣怖)
공포를 느끼고 절제를 시작한다.
낚시가 인생을 망칠지 모른다는 생각에 낚시대를 접어둔다.
아내와 자식들은 "돌아온 아빠"를 기쁨 반, 우려 반으로 반긴다.

06. 조차(釣且)
다시 낚시를 시작하는 단계. 행동도 마음가짐도 무르익어 있다.
고기가 잡히건 잡히지 않건 상관하지 않는다.
낚싯대를 드리워 놓기만 하면 고기보다 세월이 먼저 와서 낚시 바늘에 닿아 있다.
그러나 아직 낚을 수는 없는 단계.
고기는 방생해 줄 수 있지만 자신은 방생해 주지 못하는 단계.

07. 조궁(釣窮)
다할 궁(窮). 낚시를 통해서 도를 닦을 수 있는 수준의 단계.
낚시를 통해 삶의 진리를 하나 둘 깨닫기 시작한다.
초보 낚시꾼의 때를 완전히 벗어 버리는 것도 이때.

08. 남작(藍作)
인생을 담고 세월을 품는 넉넉한 바구니가 가슴에 있다.
펼쳐진 자연 앞에 한 없는 겸허함을 느낀다.
술을 즐기되 결코 취하지 않으며 사람과 쉽게 친하되 경망해지지 않는다.

09. 자작(慈作)
마음에 자비의 싹이 튼다.
거짓없는 자연과 한 몸이 된다.
잡은 고기를 방생하면서 자기 자신까지 방생할 수 있다.
욕심이 사라지고 인생의 희로애락이 낚시대를 타고 전해온다.

10. 백작(百作)
마음 안에 백 사람의 어른을 만든다.
아직도 참으로 배울 것이 많으니, 인생의 지혜를 하나 하나 깨우치는 기쁨에 세월의 흐름을 알지 못한다.
자연도 세월도 한 몸이 된다.

11. 후작(厚作)
마음 안에 두터운 믿음을 만드는 단계.
낚시의 도(道)의 깊이가 상당한 수준에 이르지만 결코 지혜를 가벼이 드러내지 않으며,
몸가짐 하나에도 연륜과 무게가 엿보인다.

12. 공작(空作)
모든 것을 다 비우는 무아의 지경.
이쯤 되면 이미 입신의 경지에 거의 도달한 상태.
지나온 낚시 인생을 무심한 미소로 돌아 보며 신선이 되는 때를 기다린다.

13. 조선(釣仙)
수많은 낚시의 희로애락을 겪은 후에 드디어 입신의 경지에 이르니,
이는 도인이나 신선이 됨을 뜻한다.
낚시대를 드리우면 어느 곳이나 무릉도원이요,
낚시대를 걷으면 어느 곳이나 삶의 안식처가 된다.

14. 조성(釣聖)
낚시와 자연이 엮어내는 기본원리는 터득하고, 그 순결함에 즐거워 한다.
간혹 낚시를 할 경우에는 양팔 길이의 대나무에 두꺼운 무명줄을 감아 마당 수채구멍 근처에서 파낸 몇마리
지렁이를 들고 집앞의 개울로 즐거이 나간다.... 

 

이외수님의 글 중에서...

 


댓글 '13'

profile

[레벨:91]카니발

2010.03.25 09:17:55
*.201.199.145

글 참 잘쓰시내요~~

이외수님이 소설가 이외수님이신감요??

그분도 낚시를 좋아하시나보죠......

일박이일에서 아주 재밌게 보고 아시는게 참 많으신 분이구나...생각했는데...

나는 어디쯤 될까......  아직 조사단계를 못벗어나는것 같내요~~ㅋㅋㅋ

앞에서는 공감이 가는글이 많이있는데 뒤로갈수록 저랑은 좀 .......

아직 많이 배워야하나 봅니당~~ㅋㅋㅋ

좋은글 감사합니다~~

profile

[레벨:88]왕회장

2010.03.25 09:58:12
*.201.130.152

낚시에도 등급이 엄청 많내요

난 기냥 초보조사 월척조사 로 구분하는대...ㅋ

전 아직초보라 낚시론을 언급하게에는

조금 이른것 같습니다

빨리 초심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기냥 물가에서면 찌 언제 올라오나 눈빠지게

쳐다본다는...ㅎㅎㅎㅎㅎㅎㅎ

profile

[레벨:53]그림자

2010.03.25 10:19:36
*.193.194.24

ㅎㅎㅎ

좋은글 재미나게 읽고 갑니다

그저 물가에만 서면 마음이 편하니까

낚시를 한다는거~~~

그러면 어느정도 수준이 돠나요???

☜포인트맨

2010.03.25 10:19:37
*.193.194.24

★포인트 당첨 축하!★ "그림자"님! "150"점 보너스 포인트 당첨! 얼쑤 좋다~ 겁나 좋다~~ 아싸라비요~~^^
profile

[레벨:53]그림자

2010.03.25 10:21:25
*.193.194.24

방가 방가

자주~~  맨날 보고싶어~~~ㅎㅎㅎ 

profile

[레벨:62]청한샘

2010.03.25 15:40:02
*.130.245.66

오작위 중에

남작까지는

오를수있을것 같은데

남들이 보면 조졸이라 하지않을까

에구 부끄러워라

 

profile

[레벨:45]운칠기삼

2010.03.26 09:26:13
*.154.61.250

글을 읽어보니 전 공작과 조선의

중간단계에 있군요.....

고저 낚시를 가기전엔 항상 "어련히 꽝이겠거니....."하고 마음을 비우니까요

그리고

경기권을 벗어나서 출조를 하면

낚시대 들이미는 순간 모든근심 사라지고 그야말로 무릉도원속에서 저만의 사유를 탐닉합니다요

조성이 못되는 이유는 딱 한가지네요....

요근래 오염이 너무 심해져서 수채구녕을 다뒤져도

지렁이 한마리 구경하기도 힘들거니와

개울은 하수구 냄새의 역류로 인한 오감을 자극하는 심한 악취에 몰아의 경지에 들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ㅡㅡ;;

지금은 인간계에서 대위라는 신분으로 이둠벙에서 머물고 있지만

하찮은 인간계 신분이 머 그리 중요하리요....

공작과 조선의 중간단계에서 참오하고 또 참오할 뿐이랍니다

개인적으로 앞으로 저를 칭해주실땐

"김공작" 이나 " 김조선" 으로 불려 주셨으면 하네요  ~ ㅎㅎ    -_-::

profile

[레벨:100]뚝새

2010.03.27 09:02:32
*.133.34.85

ㅋㅋ

기삼님은 술은 못하시잖아요...

그러면 7단계 이상은 몬올라갑니다.^^

조차 정도가 적당하실 듯....

워리님도 그렇다고 하던데유...?

아님 말고요...

저도 맨 그 정도...ㅋㅋㅋ

profile

[레벨:56]지누5호

2010.03.26 10:06:01
*.208.231.142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로다........

 

생각하는 나도 없고...

그 생각을 지켜보는 나 또한 없고.....

사랑으로 만상을 비추는 텅빈 존재이거늘........

 

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모양의 구름은 내가 아니다.....

육신을 입고 있는 나 또한 내가 아니다.....

그냥 왔다가 사라지는 구름......

구름은 그렇게 왔다가 사라져도...........

 

푸른 바탕을 이루고 있는 하늘은...

구름이 있건 없건....

구름이 오든...가든....

그 하늘은 ....

그 바탕은....

늘 나와 함께 존재하고 있었다...

 

그 하늘이...

그 눈부시게 푸른 바탕이....

다만 나 였을 뿐이다....

 

이것이 진짜 나 "참나"였을 뿐이다....

 

거세게 휘몰아 치는 파도...

거세게 요동치는 파도.........

깊은 심연에서..........

그 파도를 오늘도 如如히 지켜 보고 바라볼 뿐이다.......

 

떠오르는 생각들은 일어남-사라짐을 반복한다..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가........

그 생각은 어디로 갔는지? 사라지고 없고...

또 다른 생각이 떠오른다...

 

그 생각이 나라고....

얼마나 허상을 붙여잡고 살았던가?

얼마나 허깨비를 붙여잡고 살았던가?

그리고 얼마나 고통스러워하고 힘들어 했는가?

 

일어남...사라짐을 반복하는 그 생각들은

"나"가 아니다.........

그것은 허상이고...허깨비 일뿐이로다..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사라지는지도 모르는....

그 허상..그 허깨비를 붙여잡을려고.......

천길 낭떠러지에서 밧줄을 부여 잡듯이....

잡을려고 하지 마라.........

 

그것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사라지는 조차 모르는.....

허상일 뿐이다.........

 

그것은 "나"가 아니다.........

진정한 나는.......

존재하는 것 자체만으로 눈부시도록 아름답고...

완벽한 존재이다...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불멸의 사랑을 간직한 존재이다..

오늘도 나는 나를 정말 사랑합니다 라는 만트라를 읊조린다...

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

 

순간 머리속에서는 이 생각이 떠오른다...

"너 왜 이런 글을 적어? 어울리지 않아~!!"

하지만 이런 나를 사랑한다.........

 

이게 나 이거늘......

이런 나를 인정하고 다 받아들인다.......

어떠한 흉터를 남기지 않고 사라진다........

그리고 사라짐을 알아차린다...

profile

[레벨:68]올해도 워리

2010.03.26 21:02:59
*.185.143.160

  음...

  지는 6단계 "조차"라는...

  이유는 "고기는 방생해 줄 수 있지만 자신은 방생해 주지 못하는 단계"

  이 한마디가...ㅠ.ㅠ

profile

[레벨:50]맨날월척

2010.03.26 23:47:51
*.25.219.190

음...

음...

음...

profile

[레벨:68]올해도 워리

2010.03.27 00:16:52
*.185.143.160

  이거슨

  나~으 독특한

  표현인디...

  저작권 내고 사용하시라요...ㅋ

profile

[레벨:100]뚝새

2010.03.27 08:59:53
*.133.34.85

지는 아직 어디쯤에 있는 지 모르겠더라고요...ㅋㅋ

워리님이 보시기에 제가 어디쯤에 있남요?

갈차주기 싫음 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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